‘은하철도 종착역’ 안드로메다 25억 화소 사진…별 2억개가 ‘반짝’
곽노필의 미래창
허블우주망원경 10년 관측한 600장 조합
우주론 바꿔놓은 250만광년 거리의 은하
- 수정 2025-01-23 11:50
- 등록 2025-01-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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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일본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에서 주인공 철이와 동행자 메텔을 태운 은하철도999의 종착역 라멜타행성이 속해 있는 우주 공간은 안드로메다은하(M31)다. 가을 밤 동북동쪽 하늘에서 맨눈으로 보면, 보름달 겉보기 지름과 비슷한 크기의 희미한 막대 모양 천체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안드로메다은하다. 안드로메다은하의 전체 겉보기 크기는 보름달 6배이지만 나머지 부분은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구에서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은하는 지름이 22만 광년으로 우리은하(은하수)가 속해 있는 국부은하군에서 가장 밝고 거대한 나선 은하다. 우리은하의 2배가 넘는 크기다.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은하가 아닌 외부은하라는 걸 밝혀낸 사람은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다. 그가 1923년 로스앤젤레스 마운트윌슨천문대의 지름 2.5m 후커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은하를 관측하던 중에 세페이드 변광성 V1을 발견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세페이드 변광성이란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별을 말한다.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 변화 주기를 알면 별의 고유한 밝기를 알아낼 수 있고, 이를 지구에서 관측되는 겉보기 밝기와 비교하면 그 별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계산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안드로메다은하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한 허블은 1925년 1월1일 미국 천문학회에서 그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통해 우리은하가 아닌 외부은하의 존재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천문학계는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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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허블의 변광성 발견이 시작
허블의 발견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윌리엄 허셜 등의 발견에 이어 인류의 우주론을 뒤바꾼 사건이었다. 허블은 5년 후인 1929년엔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한다는 걸 발견해, 우주론을 또 한 번 뒤집어 놓았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1990년 그의 이름을 딴 허블우주망원경을 고도 560km의 저궤도 상공에 띄웠다. 천문학자들이 그 허블망원경으로 지난 10여년간 안드로메다은하를 관측한 끝에 역대 가장 해상도 높은 사진을 완성했다.
그동안 찍은 600장 이상의 사진을 조합해 완성한 이 모자이크 사진에는 총 1조개로 추산되는 별 가운데 2억개가 포함돼 있다. 허블은 안드로메다은하에서 태양보다 밝은 별만 구분해 감지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알같은 별들의 밝기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희미한 별보다 10만배 더 희미하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원래 수십억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를 관측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따라서 안드로메다은하는 부분 관측만 가능하다. 전체 모습을 담으려면 1000번 이상 궤도를 돌면서 구석구석을 차례대로 촬영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10년이 걸려 완성한 안드로메다은하 사진의 화소 수는 무려 25억개다.
이 사진에는 2개의 관측 프로그램(PHAST·PHAT) 데이터가 사용됐다. 하나는 허블우주망원경에 탑재된 2개의 카메라로 10년간 북쪽 절반을 촬영한 데이터, 다른 하나는 최근 2년간 남쪽 절반을 촬영한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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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로 형성된 은하…40억년 후 우리은하와도 충돌
나사는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은하는 거의 같은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진화의 역사는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나사가 밝힌 안드로메다은하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젊은 별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까지 우리은하보다 별 형성과 상호작용이 더 활발했다는 걸 시사한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대니얼 바이스 교수는 “안드로메다는 많은 별을 만들다가 갑자기 어떤 사건으로 멈춰버린 사고열차”며 “이는 아마도 인근에 있는 다른 은하와의 충돌 때문인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에 있는 작은 위성은하 메시에32가 그 증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은하가 과거에 안드로메다와 접촉했을지도 모르는 나선은하의 제거된 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다른 은하와의 충돌로 인해 사용 가능한 성간 가스가 모두 소모되면 별 형성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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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교수는 “안드로메다는 어린 별을 형성하는 나선형 은하와 늙은 별이 지배하는 타원 은하 사이에 있는 과도기적 은하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은하의 질량을 고려할 때 늙은 별이 있는 중앙의 팽대부는 매우 크고, 주변의 원반은 예상만큼 활동적으로 별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다.
안드로메다은하는 현재 우리은하를 향해 시속 40만km로 돌진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40억년 후엔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은하가 충돌할 것으로 본다.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활동을 하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은 나사와 유럽우주국(ESA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메릴랜드에 있는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허블의 유산을 안고 출발한 허블우주망원경은 허블이 볼 수 있었던 것보다 10배 더 멀리 보는 능력으로 천체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란 걸 알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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