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장까지 봐…" 설민석 오류 짚어낸 고고학자, 유현준 비판

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2025. 2. 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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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 "문제의 여지 있어" 주장
유현준 교수. 연합뉴스


한국이집트학연구소 곽민수 소장이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의 저서와 관련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곽민수 소장은 지난 2020년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2화 '클레오파트라 편'에서도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

곽 소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유현준의 책 '공간이 만든 공간'을 읽어봤다"며 "근사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2장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는 내 전공과도 관련이 있는 장이어서 특히 더 관심이 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내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딱 이 2장까지였다"며 "단편적인 사실적 근거를 토대로 꽤 진취적인 논리적 도약을 시도하는 것 같았고, 그런 '도약적 사유'는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도약적 사유의 전제로 삼고 있는 사실적 근거들 가운데는 그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며 "이 불안불안한 문장들의 집합체를 2장 넘어서까지 읽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는 기원전 9500년 경부터…. 그리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2500년 경부터 농경이 시작되었다'는 문구를 두고 "문제의 여지가 상당한 문장"이라고 짚었다.

곽민수 소장 페이스북 캡처


곽 소장은 "최초의 농경이 확인된 공간은 터키 동부-시리아 북부 지역"이라며 "이 지역은 유프라테스강 상류와도 관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메소포타미아'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도 기원전 2500년보다는 훨씬 더 이전부터 농경의 흔적이 확인된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쌀농사와 관련된 최초의 사례는 기원전 5700년 경의 중국에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농사를 짓게 했고…', '인류 최초의 도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만들어진 우루크라는 도시다'의 각각의 문장도 언급했다.

곽 소장은 "최초의 농경은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1만2900-1만1700 BP)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 시기는 최종 빙기 극대기(Last Glacial Maximum)가 끝나고 온난화가 진행된 마지막 아빙기(Late Glacial Interstadial) 이후에 일시적으로 다시 빙하기 상태로 돌아온 시기"라고 전했다.

이어 "우루크도 분명히 오래된 축에 속하는 도시이지만, 우루크가 도시화되는 것은 우바이드 시기(기원전 5500-3700년 경) 후반부"라며 "차탈 회위크에서 집얍적 취락이 등장하는 것은 기원전 7500년 경의 일이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도시'라고 하면 보통은 차탈 회위크를 언급한다"고 덧붙였다.

설민석 유튜브 영상 캡처


앞서 곽 소장은 지난 2020년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2화 '클레오파트라 편'이 방송된 이후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설민석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당시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작진은 "먼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설민석 또한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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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yoong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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