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철골은 잊어라. 이번 올림픽의 주제는 나무(목재)야!"

호주의 건축가 제이슨 로스가 <우드센트럴(Woodcentral)>이라는 목재 전문 미디어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파리올림픽 주최측이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나무로 만든 목조건축물을 곳곳에 짓고 있다는 뜻인데 사실이었다.

에펠탑 아래 나무로 만든 레슬링 경기장 '아레나 샹 드 마르스'
 
  목조건축물로 지어진 아레나 샹 드 마르스(출처 : 파리올림픽 2024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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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아래에 위치한 상 드 마르스 공원에서는 야외에서 비치 발리볼 경기가 이뤄질 텐데, 이 공원에는 나무로 지어진 경기장이 있다. 바로 '아레나 샹 드 마르스'로 레슬링과 유도, 패럴림픽이 치러질 이 멋진 실내경기장은 목재건축물이다. 경기가 끝나면 바로 해체되고 목재들은 다른 용도의 건축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한 경기장의 목조 구조는 그랑 팔레를 반영하여 조화로운 곡선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2021년 초에 에콜 밀리테르(파리에 위치한 군사 훈련용 복합시설) 맞은편의 샹 드 마르스 공원 내에 지어졌다. 도시 경관과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재료의 사용과 건물 구조 덕분에 파리 2024에서 요구하는 환경 기준에 완전히 부합한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레고처럼 나무로 조립된 '올림픽 수영장'
 
  목조건축물인 파리 아쿠아틱 센터(출처 : 파리올림픽 2024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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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북쪽 생드니에 있는 '파리 아쿠아틱 센터'는 프랑스의 건축사무소 아뜰리에 2/3/4/(Ateliers 2/3/4/)와 네덜란드의 파트너 VenhoevenCS가 설계한 목재 건축물이다. 대부분의 건축물을 재활용하는 이번 올림픽에서 손에 꼽힐 만큼 새로 지은 영구적 건축물인데, 5000명의 관중을 수용하고 지붕의 면적만 5000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큰 경기장의 골조는 철골이 아니라 목재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철근과 콘크리트 대신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목조 매스팀버 구조로 지어졌고 철골은 최소화시켰다. 관중들이 앉을 좌석은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센터 내부의 눈에 보이는 모든 구조는 목재로 만들어졌다.

'나무가 하중을 버텨?' 하겠지만 버틴다고 한다. 800톤의 하중을 목재 구조가 버틴다고 하는데, 여기서 새로 알게 된 사실 하나, 나무의 무게 대비 인장강도는 콘크리트의 약 225배, 철의 4.4배이고, 압축강도는 콘크리트의 9.5배, 철의 2.1배이며, 휨강도는 콘크리트의 약 400배, 철의 15.3배에 달한다고 한다.

목재는 레고처럼 조각조각 조립되었다.

'파리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설계되고 조립된 후 "레고처럼" 조각조각 조립되었다. 목재를 제조하는 회사인 마티스(Mathis)의 사장인 프랭크 마티스(Frank Mathis)에 따르면, 이 공정은 매우 간소화되고 효과적이어서 제재소는 매일 테니스장 한 코트를 짓기에 충분한 양의 목재 구조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슨 로스, <우드센터럴> 기사, 2024.3.11)

목재건축은 보기도 좋고 냄새도 좋아 굳이 페인트 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설계자들의 말이다.

"페인트를 칠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뜻함이 있고, 색상이 있으며, 향이 있습니다. 수영장에 있을 때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세실리아 그로스 건축사, VenhoevenCS사의 협력사, <우드센터럴> 기사, 2024.3.11)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데 프랑스에서 가장 큰 도시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될 것이라 한다. 물도 50%는 재사용하도록 첨단 수도 시스템을 갖췄다. 이 시설은 올림픽이 끝나면 생드니 주민들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참고로 생드니는 파리에서도 공공 스포츠 공간이 부족한 지역으로 주민 공공성 차원에서 이곳에 수영센터를 건립하였고 올림픽 후 개방형 스포츠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5년 7월부터 상트르 아쿠아티크는 50m와 25m 수영장 2개, 피트니스 공간, 볼더링 암벽등반 공간, 패들 테니스 섹션, 팀 스포츠 경기장을 포함하여 모두에게 개방되는 방대한 멀티스포츠 시설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목적(유아, 어린이를 위한 수영 강습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닥재를 조정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8층까지 나무로 지어진 선수촌... 대회 끝나면 사회복지주택으로
 
  파리올림픽 선수촌(출처 : 파리올림픽 2024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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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강이 흐르는 파리 중심부 북쪽에 지어진 선수촌은 프랑스 스튜디오 'PETITDIDIERPRIOUX'가 목재와 저탄소 철강을 결합한 저탄소 하이브리드 건축시스템을 통해 건설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였다. 8층 이하 모든 건물은 나무와 유리로만 시공됐고 8층 이상부터 철골로 지지했다.

대회 기간 1만 4000명의 선수들이 머물 선수촌 건물은 올림픽 이후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회 복지 주택으로 활용될 예정인데 주최측은 6000채의 사회복지주택이 시내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리모델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프레스센터도 나무 바닥, 대회 끝나면 학교 지을 목재로 활용

자원순환 올림픽을 표방하는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다양한 목재 활용 시설물을 공개하고 있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 프레스 센터 목재 바닥재였다. 1만 2000명의 전 세계 기자단이 일할 '국제 방송 센터'의 바닥에 두툼한 목재바닥재를 설치하고 대회가 끝나면 이 목재들은 모두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주택이나 학교를 짓는 재료로 재활용된다고 한다. 손상이 심한 바닥재는 목재 섬유판으로 재활용될 계획이다.

옥외 쉼터에도 나무가 활용된다. 대회 기간 동안 관람객들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캔버스 구조물의 그늘 아래에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데 실내에서는 재활용 목재로 만들어진 팔레트 카운터에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통풍이 잘되어 에어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나무 올림픽' 배경은 목재건축 의무화시킨 프랑스 건축법

이외에도 목재를 철골구조 경기장에 덧씌우는 등 파리 사람들의 나무사랑은 대단하다. 그러면서도 있는 경기장을 활용했기에 건축비용은 역대 가장 저렴하다고 한다. 왜 이렇게 나무를 사랑하는 걸까? 배경은 신축 공공건물에 의무적으로 50% 이상 목재를 사용하도록 한 프랑스 건축법에 있다. 프랑스는 지난 2020년 모든 신축 공공건축물의 최소 50%를 목재로 지어지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그 배경은 지속가능도시계획과 프랑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였다.

'프랑스 정부는 모든 새로운 공공 건물이 최소 50%가 목재로 지어지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기후 변화 대응 계획에 따라 시행되는 공공 건물에 영향을 미치며, 국가의 도시 및 주택부 장관이 발표했듯이 2022년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데노르망디 장관은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녹색 교외라는 이름의 도시 농장 100개를 조성하고, 생태 동네 90개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Builder에 따르면, 이 제안은 2009년에 시작된 프랑스의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과 일치하며, 2050년까지 국가를 탄소 중립으로 만들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에도 부합한다. 이런 결정은 2024년 파리 올림픽 단지 건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8층 이상 솟아 있는 개발 중 건물은 모두 목재로 지어질 예정이다.' (Architecture&design, 2020.6.3)

적절한 간벌과 벌채 등 지속가능한 숲 관리를 통해 생산되는 목재를 이용한 목재건축은 탄소흡수원인 숲을 더 지속가능하게 돕는 순환경제의 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건축은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은 실제로 우리나라 신도시의 모델이 되었다. 에펠탑이라는 철골건축으로 20세기를 연 프랑스가 21세기 탄소중립 건축의 아이콘으로 '목재건축'을 택하고 있음을 이번 파리올림픽이 보여주고 있다.

[참고자료]
- Sarah Buckley, 'France's timber public-buildings' law' (Architecture&design, 2020.6.3)
- Jason Ross, 'Paris Olympics: Forget Steel, for 2024 the Story Is Wood!' *Woodcentral, 2024.3.11)
- 파리올림픽 홈페이지 https://olympics.com/ko/paris-2024

덧붙이는 글 | 지상파 최초의 주7일 기후방송인 '오늘의 기후'는 매일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FM 99.9 OBS라디오를 통해 방송됩니다. 최근 오늘의 기후 유튜브 독립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오늘의 기후 채널' 검색하시면 매일 3편의 방송주요내용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과 시청은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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