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
"지안 고구려비, 동북공정 역사왜곡 악용 우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동북아역사재단, 실물연구는 커녕 탁본조차 구하지 못해"
중국 지안 고구려비를 현지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
지난 2012년 7월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발견된 지안 고구려비가 고구려사를 복원하는 획기적인 금석문임인데도 우리 정부가 실물은 커녕 탁본조차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 지안 고구려비 연구팀이 동북공정 주도 학자들로 채워져 역사왜곡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안 고구려비가 고구려사 연구를 위한 중요 자료임에도 여전히 의문 투성이"라며 "그런데도 우리 고대사 연구 컨트롤타워인 동북아역사재단은 실물연구는 커녕 탁본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건립시기가 광개토대왕 때인지 장수왕 때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또한 비문에 적혀 있는 218자의 내용은 무엇인지 또 중국 측에서 판독에 성공했다던 156자의 내용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 전혀 파악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 마셴향 마셴촌에서 발견된 지안 고구려비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고구려 비석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9일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중국 측에 탁본을 제공해 줄 것과 공동연구 진행을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다.
중국 정부는 지안 고구려비를 지안 고구려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는데 사진 촬영은 물론 박물관 안에서 메모를 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관람객들은 비문 내용이 보이지 않는 먼 발치에서 감상만 하도록 통제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안 고구려비가 동북공정의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비석을 조사하는 중국 측 연구원들은 과거 동북공정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이들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고구려비를 연구할지 의문시된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자칫 비문 조작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지안 고구려비 관련 중국 측 보고서에는 고구려를 중국 고대종족의 하나인 '고이족'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고구려가 중국의 한 무제가 고조선 영토에 설치한 한사군 중 하나인 현토군 관할 아래 세워진 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구려를 중국의 일개 지방정권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종훈 의원은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한 고구려 역사 왜곡을 막고 비석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탁본 확보 및 실물연구를 비롯한 한·중 공동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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